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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호텔롯데 상장 위한 배수진…일본 의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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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호텔롯데 상장 위한 배수진…일본 의식했나
  • 박정애 기자
  • 승인 2020.02.1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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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제공)

[이코노믹매거진= 박정애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015년 9월부터 맡아왔던 호텔롯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전문가들은 그룹 순환출자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조처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신격호 명예 회장 사후 발생한 한일 롯데그룹간의 분쟁을 대비한 포석이다는 주장도 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고 19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는 신동빈, 송용덕, 김정환, 박동기 대표 체제에서 이봉철, 김현식, 최홍훈, 이갑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롯데지주 측은 “지난해 대법원 판결과 계열사 책임경영 차원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호텔롯데 상장 예비 심사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신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로 기업가치를 높여 상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럴 경우 호텔롯데의 상장 예비 심사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신동빈 회장 스스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결정을 한 것으로 언론은 보고 있다. 기업공개 심사과정에서 경영진의 도덕성은 중요한 평가 요소다.

호텔롯데 상장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은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경영 혁신의 주요 방안 중 하나다.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 그룹의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해선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다.

■ 일본롯데의 수장 츠쿠다, 왕자의 난 등에 큰 활약

반면 일부에서는 그룹내 최대 파벌인 일본 롯데의 우리사주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말도 솔솔 나오고 있다.

일본 우리사주의 대장격인 인물은 츠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대표이다. 츠쿠다 대표는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설계한 인물로 알려졌다. 2016년 롯데의 경영권 분쟁 당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쓰쿠다 대표를 가리켜 “6200만원으로 11조원 롯데홀딩스 경영권 장악한 인물”이다며 비난했다.

츠쿠다 대표는 신동빈 회장이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을 때도 한일 롯데 경영권의 키를 쥔 인물이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2016년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개편안에는 호텔롯데 상장 및 지배구조 개선, 정책본부 축소 개편 등 기업문화 혁신, 5년 동안 40조원 투자 및 7만명 채용 등의 방안이 담겼다. 당시 한국과 일본에서 소송이 진행중이며 롯데와 SFJ 코퍼레이션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공방전을 펼쳤다. 더욱이 아버지인 신격호 회장이 장남의 편을 들면서 싸움은 더욱 격렬해져갔다.

이때 일본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회장의 사람으로 인식되던 쓰쿠다 대표에게  동맹을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츠쿠다 다카유키는 일본 롯데 그룹을 이끄는 파워집단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 지주회의 총리더이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상장될 경우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임원 및 사원들은 금전적인 수혜를 받게 된다. 이와같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는지는 자세히 알려진 바 없지만, 일본 롯데그룹의 핵심층은 신동빈 회장의 편에 섰다.

이후 츠쿠다 대표는 신동빈 회장이 경쟁자 대비 낮은 지분율(롯데지주 10%, 일본롯데 4%)을 갖고도 한일 롯데 계열사를 지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신동빈 회장의 구속 당시에도 안팎의 여러 잡음을 잠재우고 6월 29일 오전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본사에서 열린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이사 해임안을 부결시켰다. 

츠쿠다는 올해 나이 76세로, 롯데그룹의 일등 공신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격호 명예회장에 대해서는 가신의 입장을 취하지만, 신동빈 현 회장에 대해서는 동맹관계처럼 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츠쿠다, 도요토미의 도쿠가와가 되나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6년 11월 21일 “분수를 모르고 마치 롯데 총수인 것처럼 행동한다”고 힐난했다.

츠쿠다 대표도 애써 부인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들(이사회)이 신동빈 대표를 떠받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경영을) 하고 있는 것”고 직접 밝혔다.

일본 재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츠쿠다 대표는 신동빈 회장의 측근이자 지지자로 알려졌지만, 츠쿠다 자신은 신동빈 회장과 동등한 자격으로 보고 있다. 마치 도요토미 가문의 도쿠가와 가문 격이다”고 전했다.

도요토미 가문은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했지만, 수장인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2인자였던 도쿠가와 가문에게 멸망했다.

그렇다면 츠쿠다는 어떻게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일까.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 일본 계열사의 지주회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의 최대 주주이며, 이를 통해 한국 롯데계열사들을 장악하고 있다.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으로 되어 있다. 1대 주주인 광윤사는 신 전 부회장이 50%+1주를 가지고 있다.

바로 종업원 지주회의 지분을 좌지우지하는 실력자가 바로 츠쿠다 대표이다.

이런 점은 신동빈 회장의 후계자 구도 뿐만 아닌 경영권 방어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 롯데를 일본 롯데가 지배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호텔롯데의 상장이 필수 요건이다”며 “호텔롯데의 상장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을 분산하면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롯데홀딩스 및 그룹은 호텔롯데 지분의 99%를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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