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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그 마지막 순간 “여자애들은 울고...나 살아있다고 말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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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그 마지막 순간 “여자애들은 울고...나 살아있다고 말해줄래”
  • 이동훈 기자
  • 승인 2020.04.16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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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매거진=이동훈 기자] 2017년 4월 9일, 이날도 지난 2014년 4월 16일과 함께 영원토록 기억에 남을 시간이다.

세월호가 상처투성이 몸으로 거친 서해 물살을 가르며 목포신항으로 돌아온, 마지막 항해를 마친 날이 될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건을 목격하고 취재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이면, 대다수 한가지 이상의 트라우마를 앓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 선상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게 맞을 걸…

2014년 4월 16일 9시께 신문사 사무실. TV로 세월호 사건을 지켜보던 여기자 후배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질문들 던졌다. “선배, 승객들 배 갑판위로 나오게 하던가 바다로 뛰어들게 해야하는 것 아니에요?”

필자는 “바다가 거친데, 선상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게 맞을 걸”이라는 말을 무심코 내뱉었다.

얼마되지 않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전원 구조’ 됐다는 잘못된 오보에 자랑스럽게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보았다. 그러나 선상 안에 갇혔던 승객들은 대다수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고, 이후 ‘세월호’라는 글자만 들어도 의식적으로 피하려 애썼다.

손석희 JTBC 앵커맨도 그날의 아픔을 무덤까지 가져갈 진정한 언론인으로 사려된다.

진도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에어포켓에 대한 희망이 늘어났다. 에어포켓은 침몰 후에도 선내에 남아 있는 공기를 지칭하는 말이다. 2014년 대서양에서 선박 전복사고로 바다 밑에 갇혀있던 나이지라아 선원이 선내에 남아있는 공기로 연명하다 3일만에 구조된 적이 있다.

침몰한 세월호도 선체 길이가 146m에 이르는 비교적 큰 배인 만큼, 에어포켓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손 앵커맨은 16일 방송된 JTBC ‘뉴스9’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 교수 등 전문가들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손 앵커맨은 “강재경 대장이 세월호에 공기를 주입하는 작업을 곧 시작하려고 한다고 했다. 실제로 공기를 주입해서 그 안에 생존자들이 많이 있다면 공기의 덕을 볼만한 공간이 남아 있으리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백점기 교수는 “결론적으로 아주 희박하다고 본다”며 "배가 기울어지는 상황에서 똑바로 서 있을 때는 움직이기가 어려운데 여러 개 방의 객실을 갑자기 내려가 문을 닫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백 교수의 대답에 손석희는 약 10초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백 교수는 “여보세요?"라며 당황스러워 했다.

■ 여자애들은 울고 있어, 살아있다고 말해줄래

일부 전문가들도 40m 안팎에 이르는 수심과 낮은 수온, 선내에 남아있는 승선자들이 겪을 심리적 충격 등을 감안할 때 생존과 구조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런 때에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수색 현장에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세월호

생존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소식이 전해졌다.

진도 팽목항에 있다는 시민 장우현 씨는 17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기적이 일어났다”며 “선내 오락실 근처에 김나영, 김주희 외 2명이 살아있다고 가족들에 게 전화가 왔다. 근처에도 생존자들의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현장의 대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올렸다.

각종 온라인 게시판과 SNS 댓글에는 “6번방에 학생들 갇혀 있다고 한다. 식당 쪽에 물이 별로 차 있지 않아 그곳에 갇혀 있다. 복도 쪽 부상자 포함 34명 정도의 학생들이 에어포켓에 갇혀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전날 밤 10시48분께 세월호에 갇혀 있는 단원고 한 학생이 형에게 보낸 메시지도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알려졌다.

메시지에는 “지금 여기 배 안인데 사람 있거든.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남자애들 몇 명이랑 여자애들은 울고 있어. 나 아직 안 죽었으니까 안에 사람 있다고 좀 말해 줄래”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4월 17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세월호 실종자 전체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해 침몰 사고 이후인 16일 정오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이용 내역을 확인한 결과 모두 사용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혀 온 국민을 허탈케했다.

 

■ 방지할 수 있었던 죽음이기에...

세월호 사건은 해상안전사고 매뉴얼ㆍ시스템만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전남 진도 해역에서 2014년 4월 16일 침몰한 세월호는 ㈜청해진해운의 6825t급 정기 여객선으로 인천과 제주를 운항해 왔다.

청해진해운은 세월호를 도입하기 이전부터 빚에 시달려왔다. 청해진해운은 사건 이전부터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해 악천후에도 선박을 개조하거나 권장항로를 비껴가는 등 무리한 여객영업을 할 요인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 청해진해운 소속 다른 여객선은 3주 전인 지난달 28일에도 인천 선미도 인근 해상에서 어선과 충돌했다. 서해 짙은 안개 탓에 여객선이 늦게 출발했다가 시야 확보가 안돼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고 하루전 다른 여객선들은 모두 기상조건 악화를 이유로 출항을 취소했지만, 오직 세월호 만이 출항한 것에는 의문의 여지를 두기도 힘들다.

해양당국은 경영난이 닥친 여객선사가 한푼이라도 더 벌고자 승객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선박운영도 할 수 있지만 여기에 제동을 걸 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것이다.

사고터지기전 조기장과 1등항해사 입사, 국정원 개입설, 적재량 초과 의혹, 앵커 절단, 구원파 신도 개입설, 미국 군함 ‘본험 리처드호’ 구조지원 거절 등을 제쳐두고서라도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사건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이다.

정부는 당시 해양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며 면허요건과 안전관리 규제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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