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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청, 장사될 만하니 방빼라는데…” 삼청동 세입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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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청, 장사될 만하니 방빼라는데…” 삼청동 세입자의 눈물
  • 이동훈 기자
  • 승인 2020.05.22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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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매거진=이동훈 기자]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은 세입자 보호의 사각지대인가

이천시청(시장 엄태준)이 청와대 인근 소상인들을 상대로 ‘임대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천시가 기증받은 서울 삼청동 건물을 홍보관 및 서울출장소로 사용할 계획이다며, 계약만료 한달 앞두고 인테리어 비용 등 보상 없이 재계약불가를 입주상인들에게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천시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행정기관이 소유한 건물에는 개인 임차인을 둘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입주 상인들은 3년전 계약 때 이를 알려야 했다고 맞서고 있다.     

■ 삼청동 문화 행사의 진원지였던 83번지 

“이천시장 소속이 현재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아닌가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취약계층으로 인식하고 보호한다는 공약은 어디갔습니까. 총선 공약은 쇼였나봐요.” 
“기자님, 삼청동 썰렁하지요. 정말 거리가 휑해요. 도대체 이런 곳에 홍보관을 만든다? 보통 다른 지자체들은 홍보관은 명동 등 중국인이 많이 찾는 곳, 서울출장소는 국회 인근(여의도)에 입주하잖아요. 그런데 굳이 청와대 인근으로 오겠다는 것은 왜일까요?”

15일 취재진이 찾은 서울 삼청동 83번지는 지하 2개층 지상 4층 건물로 지하 1층과 지상1층은 라플란드, 지상 2층은 벽제갈비에서 운영하는 봉피양, 지상 3층은 모자회사, 별관은 우리은행이 입주해 있었다.

삼청동거리는 한옥과 현대 건축물이 공존하며, 한국의 전통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해 한때 북촌한옥마을, 문화1번지, 데이트 명소로 불리며 북적대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옛 명성이 무색하게 ‘임대’ 안내가 붙은 텅 빈 가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불경기로 위축된 소비심리, 여기에 설상가상 코로나19 여파로 거리가 더욱 썰렁해지면서 삼청동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등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었다. 

이 와중에 삼청동의 밤거리를 환하게 밝히며 음악회ㆍ전시회 등 문화캠페인을 통한 지역상권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던 곳이 라플란드 드 카페가 입주한 이 건물이다.

크리에이터 디렉터 출신이던 라플란드의 권모 대표는 3년전 이곳으로 입주했다. 그는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통해 입구에선 장미를 팔고 1층에는 옷가게, 2층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자리 잡은 독특하면서도 마치 빅토리아 시대의 흥취를 불러일으키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라플란드 드 카페에서는 수준높은 클래식 콘서트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전시 작가를 선정해 전시회를 열며 다양한 신진 작가의 작품을 소개했다. 콘텐츠도 다양해 작가와 요리연구가가 참여하는 재능기부, 후원받은 유기묘·유기견 사료 등을 판매해 모인 금액을 유기견 센터에 기부하기 등 문화와 예술을 연결하는 커뮤니티로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만들어온 장소이다. 

이는 언론의 많은 관심을 끌었고, 사람들의 발길을 다시 삼청동으로 끌어들이는 활력소가 됐다. 그런 지난 2월말 청천벽력같은 한통의 통지서가 날아왔다. 

■ 계약만료 한달 앞두고 아무런 보상 없이 나가라? 

‘전대차계약 만료에 따른 계약 종료 안내’

재단법인 월전미술문화재단의 이름이지만, 명백히 이천시청이 보낸 통지서로 “(재) 월전미술재단에서 관리ㆍ운영 중인 이천시 소유 부동산 소재 건물은 향후 이천시 홍보관 및 서울출장소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따라서 본 재단과 귀사 간의 체결된 전대차 계약 <공유재산 전대차 계약 현황> 참조)은 기간 만료와 동시에 재계약은 불가함을 안내드립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양해를 부탁하는 말로 끝맺어 있었다.

매년 계약을 갱신해온 데다, 통상적인 임대 관행에 따라 계약만료도 한 달 밖에 안 남은 지라 재계약을 의심하지 않았던 터였다. 더욱이 라플란드는 2017년 3월말 입주해 상대적 약자인 암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상 계약갱신요구권인 5년이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민법의 특별법인 상가입대차보호법에서는 상대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전부터 1개월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정당한 사유없이 임대인이 이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한다. 

“재계약 한 달을 앞둔 갑작스런 통보였어요. 이천시가 계속 영업을 중지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통에 결국 2층 카페와 봉피양은 영업을 중지했어요. 보상도 없이 나가라는 거에요.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우리같은 자영업자에요.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겨운줄 아세요.”

본래 이 건물은 이천시가 아닌 월전미술문화재단 소유였다. 월전 장우성 화백과 그의 아들인 장학구 월전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이 13년전 이천시에 기부한 것이다.

■ 이천시 “법적책임 없다”…하소연할 곳 없는 세입자의 설움 

이천시의 반론을 듣기 위해 “불경기, 코로나19 등 경제적 악재가 덮치면서 누적 적자가 심한 입주 상인들에게 인테리어 비용 보상없이도 나가라는 건 죽으라는 소리 아닌가”라고 질의를 던졌다.

하지만 이천시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의거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담당자는 “도의적인 책임은 있을지 몰라도 법적인 책임은 없다. 시 소유 건물을 홍보관ㆍ출장사무소로 사용한다는 행정 목적에 맞게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엄태준 이천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지역상권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인물로 지역 언론에 소개된 인물이다.

한 입주상인은 “엄태준 시장은 ‘여기는(83번지 건물)은 공유재산이므로 개인에게 임대해 줄 수도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이 시장이 되고 난 후 잘못된 것을 알고 보증금(2019년 3월)을 돌려줬다. 공유재산법에 의거해 개인에게 임대를 해줄 수 없어 2020년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부당함이 있으면 문서로 항의해달라’고 말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 입주상인은 “이천시장의 말대로 그동안 개인에게 임대해 준 것이 잘못이라면 이천의 잘못이지 세입자 잘못은 아니지 않습니까. 2017년 임대해 줄 때 개인에게 임대해주지 말았어야지 임대해준 이유는 무엇인가요.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바로잡겠다고 하면 세입자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라고 반문했다.

“정말 밤낮으로 휴일없이 일해서 가게를 꾸려왔는데, 건물주(이천시)가 내가 쓸테니 나가라고 하네요. 이게 말로만 듣던 건물주 갑질인가요? 우리 같은 ‘세입자의 설움’은 어디가서 하소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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