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9-21 08:22 (월)
[특집] 원격의료4…의료계 반대 속내는? 
상태바
[특집] 원격의료4…의료계 반대 속내는? 
  • 이동훈 기자
  • 승인 2020.08.05 05: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코노믹매거진=이동훈 기자]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비대면 의료의 확산 의지를 나타내자, 원격의료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 의혹과 관련해 의협은 지난 1일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해 정부의 4대악 의료정책 철폐 촉구와 대정부 요구사항 발표를 통해 8월 12일 정오까지 정부의 책임 있는 개선 조치가 없을 경우 8월 14일 제1차 전국의사총파업을 단행할 것임을 발표했다.

■ 비대면진료 육성책은 산업계 육성책?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의 즉각 철회, 공공의료대학 설립 계획을 철회,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철회 그리고 비대면진료 육성책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최대엽 의협회장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주도의 비대면진료 육성책은 의료를 도구로 삼아 기업적 영리를 추구하려는 산업계의 요구를 수용한 잘못된 정책임을 인정하고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환자 사이에서의 대면진료와 직접진찰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임을 보건복지부는 국민 앞에 분명하게 천명하고 제한적, 보조적 비대면진료가 필요한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서는 의료계의 의견을 수용해 결정하라는 것이 의협의 요구이다.

원격의료란 고혈압ㆍ당뇨 등의 재진환자가 혈압과 혈당 등을 자가 측정해 의료기관에 전송하면 의사가 이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환자와 원격 진료하는 방식이다. 

의사와 환자 간 중계 역할을 최첨단 의료 스마트기기가 담당하다 보니 생겨난 자연스런 의혹이다. 원격의료 논쟁이 불거진 2004년부터 재벌은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 원격의료 이전 의료영리화 논쟁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우리나라 현 의료시스템은 의료기관의 영리도 제한돼 있어 의료산업을 위한 자본투자를 기대할 수 없다며 의료산업 선진화를 위해선 의료기관의 영리법인 허용, 민간의료보험 도입 활성화, 경제자유구역내 외국인병원설립 촉진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때부터 의료계와 언론, 그리고 시민단체 등 은 대기업에서 ‘의료’라는 단어만 나와도 ‘영리화’ ‘민영화’를 붙이기 시작했다.

대기업이 의료병원을 직접 경영하게 되면 공공의료보험 시스템이 무너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원격의료 문제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시기는 2013년부터였다. 보건복지부가 그해 10월 29일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데 이어 산업통상자원부도 2010년부터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원격의료서비스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원격의료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때의 애도 기간을 제외하고는 같은해 3월 의사들의 총파업, 노환규 의사협회 집행부의 퇴진 등 의료계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의료계가 원격의료 추진의 숨은 흑막으로 지목했던 것이 삼성, SK, 현대 등 재벌 기업이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기업에게 원격의료는 거대 자본을 이용해 원격의료를 매개로 의료서비스와 보험상품을 연계해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군침 도는 블루오션이다”며 “이를 겨냥해 삼성등은 의료·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해왔다”는 논리를 내세우기도 했다.

■ 대형병원, 기업과의 원격의료 시스템 구축 

하지만 원격의료를 누구보다 반겼던 것은 대형급 병원이었다. 

실제 최근  서울성모병원과 현대건설은 해외 근무자 건강증진 및 심리적 안정을 위한 원격 건강상담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건설과 서울성모병원은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힘든 해외 국가에 체류 중인 현대건설 및 협력사 직원 등을 돕기 위해 최근 원격 건강상담 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성모병원 김용식 원장은 “그동안 축적된 원격의료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해외 교민들과 해외 근로자들을 위해 원격 상담을 확대할 예정이며, 이러한 노력은 국제적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위상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피력했다. 

2012년 상급종합병원 42개소의 수입 및 지출현황을 보면 21개소가 적자였으며 한 곳당 평균 78억8248만원의 적자를 냈다. 

 

■ 1차의료계, 원격의료로 인한 빈익빈 우려

한 대형병원 교수는 “원격의료로 인해 파생되는 부가가치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환자 진료대기시간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편의성도 강화돼 만성적자인 병원 구조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병원 소속 교수도 “개원가에도 부정적인 면 보다는 대형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상생구조가 마련되도록 제도적 보완을 하면된다”고 했다.

반면 개원의들은 원격의료가 허용되면 동네의원급 개원의는 파산지경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간 빈부격차가 커질 것이란 뜻이다.

한 내과의원(중구)은 “원격의료를 하려면 1억~10억 이상의 추가지출이 불가피하다”며 “결국 원격의료란 자본력 있는 병원 밖에 제대로 시스템을 못 갖추는 구조로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병원의 양극화 속에 우리는 빚더미에 올라앉은 신용불량자가 되고 말 것이다”고 토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남한산성, 그 굴욕의 역사현장을 가다
  • [정수영의 문학산책] 가야 하는 길
  • 코로나, '컨테이젼' 영화 속 이야기 현실로?
  • 가을 단풍 이곳 어때요?
  • [헬스e] 추석연휴, 성묘 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과 대처법
  • [정수영의 문학산책] 무(無) 감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