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0-22 16:28 (목)
[역사저널] 흥미로운 음식배달의 역사②:배달, 광고를 창조하다
상태바
[역사저널] 흥미로운 음식배달의 역사②:배달, 광고를 창조하다
  • 박웅준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06 2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코노믹매거진=박웅준 칼럼니스트] 다시 서양으로 넘어가서, 1889년 이탈리아의 움베르토왕과 왕비 마르게리타가 나폴리에 있는 유명한 피자 식당인 Pietro e Basta에서 새로운 피자를 주문 배달해 먹었다는 기록이 최초의 음식 배달이자 피자 배달로 인정된다. 이 피자 식당은 Pizzeria Brandi 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지만, 아직 영업 중이다. 

■ 배달, 시대를 아우른 개-말 -사람의 경주  

그러나 우유(milk)도 음식임을 상기한다면 우유배달의 역사는 이보다 더 오래됐다. 기록상으로는 1785년 미국 동부 버몬트(Vermont)에서 처음으로 가정으로 우유배달을 했다고 한다. 이때는 우유 배달원이 금속 통을 들고 집을 방문해서 구매자의 주전자나 항아리 같은 용기에 채우는 시스템이었다. 이후 1878년 유리 우유병이 만들어지며 보다 간편해지게 된다. 유럽에서는 1860년에 영국에서 처음 우유 배달원이 등장한다. 

 자동차가 일반화되기 전까지는 말이 끄는 마차나 카트로 운반되었는데 유럽에서는 개가 끌기도 하였다. 영국의 소설가 위다가 1872년에 쓴 유명한 플랜더스의 개의 주인공 네로도 이즈음 활약한 우유 배달원을 모델로 했다.

 

오늘날의 조직화 된 대형 음식 배달 업체와 같은 형태는 인도에서 시작했다. 현재도 운영되고 있는 다바왈라(Dabbawala), 이른바 점심 도시락 배달부다. 다바왈라는 마하데오(Mahadeo Havaji Bachche)라는 사람이 봄베이(뭄바이)에서 약 100여명의 남자 배달부를 두고 시작한 서비스로 지금은 5,000여명의 다바왈라가 매일 20만개의 도시락을 배달하며 활약 중이다. 흰색 옷에 전통모자인 토피(Topee)를 쓴 다바왈라는 기차, 수레,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직접 짊어지고 도시락 배달과 수거를 하는데 배달 실수가 적기로도 유명하다. 

■ 잡지 속에 등장한 배달, 간접광고(PPL)의 시초

 

1900년대를 넘어오면서 식당 가운데 음식 배달을 홍보하는 곳이 . 아마도 우리나라의 만세보에 1906년에 실린 한식당 명월관의 광고가 최초인 듯싶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단품 배달은 아니고 관광 모임, 회갑연, 혼례 등 대규모 행사에 음식을 제공한다는 케이터링 형식이다. 1922년에는 미국에서 최초로 음식 배달을 홍보하는 식당이 생겼다. LA에 오픈한 Kin-Chu 카페라는 식당으로 미국 서부에서 최초로 중국 음식을 배달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대공황을 맞이하고 전쟁이 지속 되면서 1950년대에 피자가 유행하기 전까지 음식 배달 산업은 발전하지 못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음식 배달이 성행했다. 1929년 국문학 잡지 <별건곤>에는 신식부부의 일상이라는 기사가 실린다.

춘 부부가 만나 돈깨나 있을 적엔 양식집이나 드나들겠지만 어찌 돈이 무제한이겠습니까. 돈은 없고 아침에 늦잠까지 자니 찬물에 손 넣기가 싫어 손쉽게 이것을 주문한답니다. 먹고 나서 화장을 하면 오후 세 시나 되고 구경터나 공원 같은 데 놀러 다니다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가게 되니밥을 지어먹을 새가 없어 또 이것을 시켜다 먹는답니다.

여기서 시켜먹은 음식은 설렁탕인데 배달이 일상화된 요즘 세태와 별다를 바 없다. 설렁탕은 배달꾼이 돈 문제로 폭행을 해 경찰서에 가자 자기 뒤에 300명이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당시 신문기사를 볼 때 배달 음식으로 매우 유행했던 것을 알 수 있다.

 

1930년대에 들어서서는 경성 등지에 냉면집이 많이 생겨 또 다른 중요 배달음식으로 떠올랐다. 이미 조선 시대부터 시켜먹던 음식이니 당연하지만, 규모가 큰 냉면집의 경우 배달부만 15명이었다고 배달 냉면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음이 짐작된다

이때의 배달꾼을 ‘중머리’라고 불렀는데 자전거를 타고 배달했다. 보통 십여 그릇의 냉면을 목판에 얹어 들고 배달했는데 그 모습이 신문 삽화에도 그려질 정도로 이색적이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냉면집 배달부가 인근 양복집으로 냉면 81그릇을 배달했다고 하니 가히 서커스 수준이다. 

당시 일본도 배달음식 가운데 메밀국수(소바)가 가장 인기 있었다. 그 방식도 냉면을 배달하는 것과 유사한데 누가 많이 배달하느냐는 경쟁도 있었다고 한다. 경성에서는 냉면 배달부와 경쟁하지 않았을까.

이처럼 맛있는 음식을 간편하게 먹으려는 욕망이 음식 배달이라는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과정은 동서양이 같음은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중국, 일본, 인도와 같이 동양에서 더 활발했던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정수영의 문학산책] 소양호에서
  • [정수영의 문학산책] 어머님
  • [남북특집①] 북한은 ‘미국’을 원한다…사드와 대중국포위망
  • [정수영의 문학산책] 갇힌 화초
  • 갑자기 사라지는 치매성 노인, ‘비콘’으로 찾는다
  • [역사저널] 흥미로운 음식배달의 역사①:조선이 로켓와우 시스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