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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지병협 등 의료계 공동성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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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지병협 등 의료계 공동성명 발표
  • 이재준 기자
  • 승인 2020.12.28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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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행정예고한 ‘요양급여의 적용 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 개정안과 관련해, 의협과 지병협 등 의료계가 “진료현장에 많은 문제와 혼란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되는 불합리한 개정”이라며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외래에서 시행가능한 검사, 처, 수술 등만을 위한 입원은 인정하지 아니한다’는 문구 삽입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요양급여의 적용 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개정안에 관하여>

복지부와 심평원은 ‘심사투명화'를 위해 고시 개정을 본격화하고 있고, 특히 입원료 산정원칙이 담긴 요양급여 적용기준 고시를 행정예고했다. 이에 따라 병원들은 임상적‧의학적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입원료를 산정할 수 있으며 외래에서 시행 가능한 검사(영상진단 포함)나 처치, 수술만을 위한 입원료 산정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번 고시는 입원에 관한 기준을 제시하여 불필요한 입원을 줄이고 심사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 진료현장의 의사들에게는 많은 문제들을 일으켜 혼란에 빠지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협과 지역병원협의회를 비롯한 우리 의사단체들은 이 고시의 폐지나 합리적인 개정을 요청하며 고시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자 한다.

입원은 환자가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일상생활을 포기하고 의료기관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대법원 판결(2008도4665)은 입원을 ‘환자의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낮거나 투여되는 약물이 가져오는 부작용 혹은 부수효과와 관련하여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경우, 영양상태 및 섭취음식물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 약물투여·처치 등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어 환자의 통원이 오히려 치료에 불편함을 끼치는 경우, 또는 환자의 상태가 통원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나 감염의 위험이 있는 경우 등에 환자가 병원 내에 체류하면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정의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1조의 4 ①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이용하는 입원환자의 대상과 의사의 진료권을 기술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와 의료법시행규칙은 입원환자의 범위를 폭넓게 규정하고 있으며 의사들의 진료권을 포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번 개정되는 고시는 의료규칙이 인정하는 포괄적 진료권에 어긋나는 것으로,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입원은 치료에 전념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질병 또는 재해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된다면 ‘의사들의 판단에 따라’ 의료법 제3조에서 정한 의료기관에 입실해서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 또, 질병 치료중 발생한 합병증이나 추가로 새로운 병변이 발견된다면 치료를 위해 입원 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증상은 진단되지 않은 미상의 상태에서 입원하여 검진이 필요할 수 있으며 차후 질병이 확인된다면, 이는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입원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입원의 기준을 고시로 결정하는 것은 보편적 관념과도 어긋나고 의료법 시행규칙과도 배치되며, 의료라는 큰 틀에서도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입원 후 실제 시행된 검사가 사후 외래에서만 가능한 검사로 판단되어 입원이 불인정되는 것은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의사의 진료권을 부정하는 것이므로 이번 개정고시는 부적절하다.

개정 고시안은 ‘외래에서 시행가능한 검사, 처치, 수술 등만을 위한 입원은 인정하지 아니한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임상 진료는 경증과 중증의 명확한 경계선을 그을 수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영상의학 검사는 외래에서 시행 가능하지만 검사를 받는 수진자의 상태는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다수이며, 수술을 포함하여 여타의 검사나 처치들에 대해서 동일하다. 수진자들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므로 ‘외래에서 시행가능한 검사, 처치, 수술 등만을 위한 입원은 인정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은 진료의 목적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복지부와 심평원은 ‘공개 기준이 없을 시 진료비 심사를 할 수 없다’는 원칙을 들어 심사를 투명화하기 위해 고시를 개정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심평원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삭감을 일상화하였고 병원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다. 의료기관 입장에서 개정 고시로 인해 조정률이 높은 의료기관에 해당된다면 향후 시행될 분석(경향)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전반적인 진료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의료기관이 요구하는 심사 투명화는 심사 실명제를 통해 삭감의 주체를 명확하게 밝히자는 것이지, 진료권을 부정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 아니다.

개정 고시안이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경우, 의료 현장에서는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현재 여러 진료과에서 당일 입원, 혹은 단기 입원으로 치료해온 많은 처치와 시술 및 수술 등이 고시에 의해 입원이 불인정되는 것은 양질의 의료 혜택을 보장 받아온 환자들에게 엄청난 혼란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개정고시안은 단순해보이지만, 이 단순함으로 경제적 수익을 얻는 특정 집단이 발생한다면 개정의 배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심사 투명화를 위한 입원에 대한 고시 개정은 입원을 정의하는 법적 근거로 이용될 것이며, 이익을 내야 하는 민간 실손보험사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것이다. 민간 보험사에서 이 고시를 근거로 치료가 종결되어도 환자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지급 후에도 의료기관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쟁송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개정안은 분명히 수진자들을 지금보다 불편하게 만들 것이고, 수진자들이 얻어야 하는 비용은 다른 누군가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우리는 뒤에서 주머니를 부풀리며 웃는 자가 개정 고시안의 배경이라고 추정한다. 환자들의 불편함을 초래하고 특정집단에게 수익을 안겨주는 고시 개정을 심평원이 주도했다면, 복지부 이하 심평원은 그 책임의 중심에 있으며, 양심을 져버린 것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져야 함과 동시에 특정집단과의 유착이라는 오명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한다. 의협과 지역병원협의회 등 우리 의료계는 작금의 사태에 좌시하지 않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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