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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죽어가는 홍대골목 상권의 한탄…“최저임금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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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죽어가는 홍대골목 상권의 한탄…“최저임금 탓”
  • 이동훈 기자
  • 승인 2019.04.16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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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임대료 한몫, 본ㆍ처가 식구 가게에 매달려야 운영비 감당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창출 오산, 연구결과 ‘소득 감소’ 부작용
전문가, 지역별 경제 상황에 맞는 맞춤형 최저임금 정책 필요
한때 예술과 유흥이 어우러진 독특한 홍대의 문화를 상징했던 홍대 골목상권. 몰려드는 젊은이와 투자자로 인해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성업을 이뤘다. 그러나 지난해 실시된 최저임금 인상 폭탄이후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이코노믹매거진= 이동훈 기자] 2019년 4월 14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홍익대 거리. 이름에서 연상되는 시끌벅적한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황량한 바람만이 일렁였다. 

“한때 홍대 골목 상권하면 젊은이와 돈이 몰리던 상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최저임금제 적용이후 유령의 거리로 변하고 말았죠.”

홍대(동교동ㆍ서교동)에서 유명 공연장을 운영하는 A씨의 말처럼 상수역 인근 골목상가는 한때 ‘인디 문화의 명소’라고 불릴 만큼 투자자가 몰리던 곳이었다.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고, 개성 넘치는 카페와 펍, 레스토랑이 구석구석 숨어 있어, 휘황찬란한 번화가와는 별도의 상권을 형성했다. 방한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홍대를 알려면, 골목으로 가야한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

발 가는 대로 걷다 보면 이 골목이 저 골목 같고, 저 골목이 이 골목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골목 곳곳에 숨어 있는 조용한 명당을 찾는 재미에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유동인구는 20~30대 젊은 층이며 직장인도 홍대를 만남의 장소로 이용했다. 그러나 지금은 부동산이 붙여놓은 임대 현수막, 폐업한 가게만이 어두운 거리를 메우고 있다.

이처럼 상수역 인근 홍대 골목이 침체된 것은 정부가 지난해 최저임금을 16.4% 인상하면서, 타지역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월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상수역 골목상가에서 수제 술집을 운영하다 문 닫은 B씨의 말이다.

“홍대의 일반 상가 월임대료는 300만원이에요, 그러나 골목 상가는 500만원입니다. 그만큼 장사가 잘되니, 높은 월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소상인들이 몰렸죠.임금은 올라가는데., 임대료는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으니,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해요. ” 
 
곧 폐업을 고려중인 자영업자 C씨도 “임차료 내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죠. 현재 우리 어머니, 장모님도 가게에서 일을 하시고 있었요. 홍대 골목 상가는 가족 전체가 매달리지 않으면, 버틸수 조차 없었요.”

이런 형편이지만, C씨도 올 가을에는 가게를 내놓을 생각이다. 

 

인근 번화가의 간이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홍대 골목 상가(사진=이동훈 기자)

 

◆ 文 ‘최저임금’ 대선 공약, 자영업자에겐 독약?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는 매년 최저임금을 매년 15.7% 올려야 달성가능하다. 이런 사정으로 골목 상가의 경제는 점점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노동경제학회의 최근 연구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지역의 경제 규모에 따라 고용률이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청년과 장년, 여성 같은 취약계층을 고용시장에서 밀어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저임금을 받고 일을 하는 경우라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소득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더욱이 이런 현상은 정부가 얘기하는 구조적, 인구학적 요인이 아니라 온전히 최저임금의 인상 효과만 놓고 봤을 때 빚어진다는 게 연구결과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작용을 없애려면 지역별 경제수준에 맞게 최저임금을 다르게 정하고, 최저임금 제도의 개선과 인상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강상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아집을 갖고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경제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최저임금제 실시를 조언한다. (사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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