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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의 클래식 여행] 바흐의 깊고 깊은 음악세계
뮤즈 신준하 | 승인 2019.06.11 15:54

 

 

바흐가 일생을 마칠 때까지 음악 감독으로 활동했던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 교회 내부에는 바흐의 묘가 있다.

[이코노믹매거진 = 뮤즈 신준하] "바흐는 오직 한 사람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바흐의 음악은 다른 사람들의 음악과 구별되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는 것과 바흐의 위대함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는 뜻을 모두 함축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지금처럼 그 위대함을 인정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사후에 한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기도 했다.

물론 바흐가 존경받는 작곡가이긴 했다. 하지만 그가 죽었을 때도 사람들은 그다지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재산을 전혀 남기지 않아서 홀로 남은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지독한 가난과 싸워야 했다.

바흐 사후에 그의 음악이 완전히 잊혀진 것은 아니었다. 그 후 간간이 작곡가들이 바흐의 작곡법을 배웠다. 하이든은 바흐의 푸가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모차르트는 만년에 바흐의 음악에 심취했다.

베토벤도 1780년 본에서 당시 초고 상태로 있던 '48개의 전주곡과 푸가'를 보고 음악을 배웠는데 이것이 바로 '평균율'이다. 1801년 이 '평균율'이 본, 취리히, 빈, 라이프치히와 런던에서 출간되면서 바흐 음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기 시작했고, 그 이듬해에는 바흐의 전기도 출간되었다.

그러나 바흐의 음악이 일반에 널리 알려진 것은 19세기 초 낭만주의 시대에 멘델스존이 바흐의 작품들을 다시 연주하면서부터이다. 이때가 되서야 비로소 사람들은 바흐 음악의 진짜 모습에 자기 귀를 의심하면서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바흐는 이때부터 음악의 역사에서 확고부동한 대음악가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첼로 음악의 최고 걸작인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바흐가 죽은 뒤 무려 200년 가량이나 묻혀 있어서 전혀 연주되지 않고 있었다. 현재 우리가 이 명곡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은 오직 대 첼리스트였던 파블로 카잘스의 공로이다.

카잘스는 어릴 때부터 비범한 재능을 보여준 천재였다. 그는 13세가 되면서부터 첼로 주법의 결함을 깨닫고 새로운 기법을 연구해나가기 시작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 바르셀로나의 헌 책방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버려져 있는 악보뭉치 하나를 발견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것이 바로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악보였던 것이다. 카잘스가 겨우 13세 때 이 악보뭉치를 발견한 것이야말로 근대 음악 사상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어야 할 일이었다.

그 때부터 카잘스는 이 악보를 꾸준히 연구하여 12년간에 걸친 고심 끝에 전6곡을 완전한 형태로 연주하는데 성공했다. 실로 200년 동안이나 묻혀 있던 보석의 찬란한 빛이 어둠을 비추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부터 카잘스와 이 모음곡은 한 몸이 되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그가 이 모음곡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연주한 것은 1909년 그의 나이 23세 때였고, 처음으로 녹음을 단행한 것은 나이 60세가 되어서였다. 그 이후 지금까지 이 곡은 모든 첼리스트들이 도전해야 할 처음이자 마지막 한계점이요 궁극의 목표이기도 했다. 이 모음곡을 가리켜 '첼로의 성서'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는 것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다.

바흐 음악의 재발견 작업은 아직도 다 끝나지 않았다. 아마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바흐의 음악은 이미 발견된 것만 보더라도 수많은 해석을 가능케 한다. 그것은 깊고 깊은 바다 속과 같다.

바흐가 살던 때는 대부분의 작곡가들이 다성 음악을 버리고 단일한 음악 선율에다 화음을 받쳐 주는 방식에 몰두할 때였다. 바흐 음악은 그 둘의 장점을 훌륭하게 결합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바흐 음악의 진정한 위대함이다. 바흐는 음악의 형식이 거대하게 엇갈리는 시대에 살았지만 낡은 것에 미련하게 집착하지 않았다. 또 새로운 것에 경박하게 휩쓸려 들지도 않았다.

뮤즈(신준하), 문화평론가
서강대학교 법학과 졸업
전 월간 뮤즈 발행인 겸 편집인 역임
전 공연기획사 뮤즈 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역임
- 프라하 모차르트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 슬로박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 크로스오버 콘서트 '情'
- 피아니스트 톤 데머스 내한공연
- 가톨릭 우리소리 관현악단 로마 바티칸 초청공연
- 최광철과 프렌즈 공연
- 퓨전재즈밴드 '쿨'(재즈와 설치미술의 만남 "Funky Meets Sculpture") 공연
- 뉴 재즈 보이스(5인의 여성재즈보컬 조인트 콘서트)
- 어쿠스틱 재즈밴드 '네브라스카' 공연
- 대한민국 도예명장 항산 임항택 전시회 등 다수의 클래식, 재즈 공연 및 전시회 기획
현 문화예술 전문가 그룹 '뮤즈미디어' 총수
현 뮤즈 클래식스 밴드 리더

 

기사입력 2019.06.11 15:51:18

뮤즈 신준하  muse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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